교대 근무로 인한 수면 장애도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사소한 고민이라도 있는 날엔 잠을 잘 못 잔다.
언제부터일까? 잠이 안 오는 순간엔 종종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잠자리에 들곤 하는데, 처음에는 효과가 좋았다.
그때까지만해도 몰랐다, 이것이 저주가 될 줄은
무한 루프
우리의 기억은 장기 기억과 단기 기억으로 나눠져있다.
그 말인즉슨, 장기 기억의 소재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계속 어린 시절 추억을 되짚다보니, 몇 살 때 무슨 추억이 있었는지 되풀이될 뿐이었다.
그리하여 처음의 포근한 느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잡생각으로 치부되기 시작했다.
생각 정리
고민이 반복될 때, 미래의 의사결정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고민을 명확히 정의하고 결론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 추억의 소재들은 무엇이 있을까?
① 유치원 시절
- 크레이지 아케이드 처음 했던 날
- 유치원 마치고나서 다같이 모여서 놀이터에 수십 명씩 우르르 갔던 시절
② 초등학교 시절
- 주말이나 방학 때, 얍카를 플레이하고나서 문구점에서 뽑기를 했던 것
- 어린 시절 문구점 불량식품, 탑블레이드, 장우동 돈가스
- 부모님이 찜질방 내 매점을 운영하던 친구의 집이 관리사무소를 개조한 것이었는데, 그곳을 아지트삼아 놀았던 것.
- 놀이터에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팽이치거나, 딱지치기 했던 것
- 놀토 아닌 날, 12시에 마치고 콜팝 사서 디지몬 어드벤쳐 보는 것
③ 중학교 시절
- 중학교 시험이 끝난 뒤, 자유를 만끽하며 음미했던 흙냄새, 밤공기
- 메이플, 던파 장사 실~컷 했던 것(중간,기말고사만 아니면 걱정거리가 없었다.)
④ 대학교 시절
- 새내기 시절, 애매하게 놀고 애매하게 공부해서 이도저도 못 건진 것 (통학하는 그 공기, 풍경은 기분 좋게 떠오른다.)
- 지금 시점에서 ㅈ밥이었긴해도, 친구들끼리 룸식 술집(우리끼리 매우 건전하게)에서 술을 몇 번 마신게 기억난다
- 코로나 시즌 대학교 비대면 수업, 취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놀지 못했던 분명히 자유로웠던 분위기, 풍경
무엇을 그렇게 그리워, 아쉬워했나?
- 걱정거리가 없는 시즌
- 그날의 일과가 끝나고 "노는 날"에 봤던 풍경, 맡았던 흙냄새까지
- 의외로 인간관계에 대한 아쉬움 (진짜 의외다)
내 삶에서 적용하려면?
- 퇴근 후에 놀아야하나? 자기계발과 재테크에 몰두한 게 몇 년이라 이래도 되나 싶은데?
└> 일하는 날과, 노는 날의 경계가 불투명해져서 마음이 지친 것 같다.
주기적으로 하루씩이라도 좋으니, 오롯이 내려놓고 돈이 안되는 일이라도 이것저것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새로운 인간관계", 혹은 "계산을 내려놓고 만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다.
클라이밍과 YOUTUBE 편집을 유동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을지, 알아봐야겠다.
'일상다반사,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의 방향성 설정하기 (0) | 2024.03.24 |
---|---|
주식 중독자, 인생에 다른 쾌락이 필요해? (0) | 2024.02.27 |
한 직장에 30년 넘게 다닌 사람의 최후 (1) | 2024.02.05 |
전공학점 C받던 지방대생이 대기업 직원이 될 수 있었던 이유 (0) | 2024.01.31 |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삶 (0) | 2024.01.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