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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주식 일화) 가격과 가치는 다르다.

by 요람, 성장중 2024.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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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얘기인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MRI 사진을 보니 당황하셨을듯합니다.

잠시 제 이야기를 하려 시간을 거슬러보자면, 입대 후 각개전투 훈련을 받잖아요?

철조망을 코앞에두고 기어가는 훈련을 받다가 뭔가가 허리에 찍힙니다. 

 

당일은 단순한 타박상 정도로 여겨, 뭐야..이러고 참았는데 다음날부터 침상에서 일어나질 못했습니다.

옆으로 몸을 틀어서 팔힘으로 일어나야했으며, 세수를 하러 허리를 숙이니 근육통과는 차원이 다른 고통이 느껴져 대각선으로 허리를 숙이게 됩니다. 

 

상병장때 다친 것도 아니고, 훈련병 때 다쳐서 자대에 배치받자마자 전 늘 죄인이었고, 조롱받기 일쑤였습니다.

(제가 군대와 사람을 싫어하게 된 기간입니다) 

결과론적으로는 분교대에서 1등을 했고 병사로서 자질구레한 일부터 분대장 임무까지 수행했습니다만, 1년 9개월동안 저는 지옥에 있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동기 생활관을 썼고,

10명 중 9명이 "쟤 병X이더라. 다쳤으니까 진짜 병X맞잖아 ㅋㅋ" 라며 병X 취급을 했지만,

지금도 고맙게 연락하고 지내는 "10명 중 1명" 들이 저를 구원해줍니다.

지금부터 제게 깨달음을 준 에피소드 중 하나를 말씀드리려합니다. 

 

돈이 전부인 줄 알았다

대학 입시를 망쳤고, 부모님을 포함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자다 깨서 울 정도로 당시엔 죽음을 떠올릴만큼 슬펐습니다만, 이 모든게 돈 때문이라 생각했지요. 

"주식을 공부하며 소득을 늘릴 것이다. 대기업, 의사만큼 소득을 올릴거야."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주식을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군대에서 크게 다치고나니, 주식은 저에게 생존 수단이자 정신 붕괴를 막아줄 약으로 바뀌었습니다.

"허리 수술받으면 장애인 된다는데, 나 취업을 못하면 어떡하지? 평생 병X이어도 돈이 있으면 살 수 있잖아? 무시당하지 않잖아?"

이런 필사의 마인드가 장착이 되더군요. 

 

행군

그런 나날을 보내던 와중 일병 때 혹한기 훈련에 참여하게 됩니다.

K3와 예총을 메고 40KM를 걸었는데요, 무릎에서 땀이나서 건빵주머니를 적실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행군 휴식시간에 달빛을 조명삼아 주식 아이디어 정리를 해둔 수첩을 읽으려했으나, 젖어있었기에 살려보고자 애썼습니다.

 

중간중간 제공되는 음료수가 짐으로 느껴졌고, 화장실에 가기도 힘들기에 거의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목이 너무 타서 미칠 것 같았고 수통의 물도 다 떨어졌습니다.

 

구원

동기가 데미소다 오렌지캔을 건넸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지만, 제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고마워. 얼마야?" 였습니다.

동기는 웃으면서 "걍 마셔ㅋㅋ 만 원이라고 해도 살 것 같은데? 야 동기밖에 없지?" 라고 하더군요.

 

깨달음

PX에서 280원인가? 그랬던 데미소다 오렌지캔, 당시에는 동기 말대로 만 원에도 샀을 정도로 목이 말랐습니다.

깨달았습니다. 

가격과 가치는 다르다는 것을. 고정된 것이 아님을.

주식 뿐만 아니라 세상 만물이 그렇다는 것을.

이 깨달음은 저를 한층 더 성숙한 투자자로, 사람으로 만들어줬던 것 같습니다.

 

글 마칩니다.

생각이 깊어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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